행운과 불행의 섬뜩한 연결고리…우리의 욕망을 꼬집는 영화 ('구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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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과 불행의 섬뜩한 연결고리…우리의 욕망을 꼬집는 영화 ('구원자')

불행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때로는 아무런 이유 없이 다가와 우리를 힘들게 한다. 성격은 다르지만 행운도 비슷하다. 뚜렷한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는 호재가 찾아오면 우리는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고는 한다. 신준 감독은 이 우연 같은 일에 연결고리를 만들어 스산한 오컬트 영화를 만들어 냈다.
'구원자'는 영범(김병철 분)과 선희(송지효 분) 가족이 축복의 땅으로 알려진 오복리에서 겪게 되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영화다. 영범은 우연히 의문의 노인과 엮이게 되고, 이후 하반신이 마비됐던 아들이 다시 걷게 되는 기적을 경험한다. 이에 의문을 품던 영범은 오복리에 숨겨진 과거를 파헤치고, 자신의 가족에게 찾아온 행운에 얽힌 충격적인 진실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행운과 불행, 기적과 저주가 이어져 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 일어난 기적으로 누군가는 그에 상응하는 저주를 받게 된다. 이런 등가 교환, 제로섬 원칙을 중심에 두고 세상을 바라본 영화다. 행운과 불행이라는 설명하기 힘든 일에 개연성을 만들고, 장르적 재미를 더해 참신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구원자'는 누군가의 기적으로 인해 반대편 인물이 파멸하는 과정이 호러·오컬트 영화처럼 전개되면서 공포스럽고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리고 불길한 기운이 감싸고 있는 오복리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이 수사극처럼 전개되며 긴장감을 높인다. 이때 마을에 감춰진 과거의 기묘한 사건, 그리고 어딘가에 홀린 듯한 사람들의 태도는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한다.
초자연적 현상과 잔혹한 이미지로 시선을 끌던 '구원자'는 중반부 이후 인간의 탐욕에 포커스를 맞춰간다. 기적과 불행을 연결하는 캐릭터를 빌런으로 설정하는 듯했지만, 영화에서 가장 악한 건 타인의 파멸을 알면서도 나의 기적을 바라는 인물들의 태도다. 기적의 달콤함을 탐하고, 불행의 쓴 맛을 밀어내려는 모습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연약함이 잘 드러난다.
영화가 보여준 행운과 불행의 등가교환은 경쟁이 필연적인 우리 사회구조와 함께 생각해 보면 더 흥미롭다. 우리는 누군가의 생존이 누군가의 탈락으로 이어지는 환경 속에 살아간다. 그리고 이 생존을 위해 타인의 불행을 바라고, 때로는 비도덕·윤리적인 방법으로 경쟁에 임하는 이를 목격할 때도 있다. 이는 '구원자' 속 인물들이 기적을 쟁취하기 위해 했던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구원자'는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고, 그 속에서 우리의 욕망과 어두운 심연을 마주하게 하면서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영화가 준비한 이야기도 공포스러웠지만, 영화 속에서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될 때 더 섬뜩함을 느낄 수 있는 특이한 영화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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